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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우연에서 기적으로- 김태원 네버엔딩 스토리 (청어람미디어) 카테고리 없음 2020. 7. 13.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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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김태원 님의 책, '우연에서 기적으로' 은 이미 발간된 지 9년 차 된 도서라, 이제서야 리뷰하는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팬으로서, 해당 아티스트에게 직접 전달받은 책이라 남다른 의미가 담겨있다. 라이브 CD에 사인을 받아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돌아서면 아쉬움이 남는 것이 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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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팬으로만 만나 뵈었더라면 재미있었을 텐데, 괜히 음악 선배로 각인되니 마냥 편하게 대면하기 어려운 분이었다. 나중에서야 편하게 여러 가지 더 여쭈어볼걸...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을 읽고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그분의 내면의 모습들을 알게 되니, 현장에서는 왜 어려워만 했을까 후회가 막심하다.
책은 3 개의 파트로 나뉜다. 첫째, 인생에 관하여, 둘째, 음악에 관하여, 마지막으로 사람과 사랑, 행복에 관한 메시지가 남겨있다. 팬이라면, 아니, 적어도 방송을 본 사람들이라면 한두 번쯤은 TV 등, 미디어에서 들어봤을 내용들이 나오는데 방송에서는 전부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들의 엔딩과, 수수께기처럼 숨은 의도들이 예능감을 뺀 담백한 모습으로 고스란히 책에 담겨 있다. 부활 앨범마다의 제목과 컨셉이 있는데, 그것들을 이해하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숨겨져 있다. 표현은 항상 시적이고, 서정적이며 락커답지 않게 그만의 낭만이 깃들어져 있더라... 도대체 얼마나 사색을 해야 할까?
인생에서의 시간 동안 김태원 님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50년 가까이 되는 세월의 누적된 나름의 사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서툴렀던 지난날, 누구든 겪을 수 있었을 어려운 시기를 돌아보는 그의 남다른 시선에는, 무엇보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며,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조언한다. 그것은 바로 '배려'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금은 말랑말랑한 '용납'이라는 푸근한 그의 지혜를 담아낸듯하다.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느낌보다는 독자들에게 '힐링' 도서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보컬 고 김재기 님의 사고 소식도 수차례 들을 수 있다. 비보를 접했던, 당시에 같이 절망했었을 팬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때는, 아주 나락으로 떨어졌던 절망의 시점이었고, 거기에서 다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하는데, 인생의 터닝 포인트 시점이 바로 김재기 님의 교통사고 이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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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린 그의 인생을 다시 점검할 수 있었던 계기- 대디의 일기장, 마약류 위반 혐의로 인한 서대문 구치소와 일상에서의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머지않은 곳에 존재했던 행복들, 87년부터 93년까지의 잡념이 없었던 그만의 세계와 인생관, 좌절을 인생의 50%로 바라보는 관점,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울 때 (3 가지 공간과 시간이 존재하는) 가끔은 넋이 나간 돋보이는 방법으로 사색과 연결되었던 그만의 휴식, 삶을 살아가는 예상 밖의 방식과 사고, 죽음에 대해 대처하는 의연함, 흔적과 희열 등... 전부 그가 만들었던 음악 앨범의 소재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남다른 시선을 가진 김태원 님의 인생을 바라볼 수 있는 대목.
부활의 히트곡은 제법 많다. 대가를 지불해야 할 만큼 굴곡이 많았던 과거의 고통을 수반해야만 사랑받는 명곡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하지만, 다시는 그런 방식으로 노래를 만들지 않겠다고 한다. 한 사람일지라도, 먼 훗날에 작품에 대한 김태원의 진정성을 알아준다면 그 한 명의 팬을 위해서라도 기꺼이 곡을 쓰겠다는 김태원 님. 작곡을 하는 그만의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입으로, 생각으로, 느낌으로 하는 방법이다. 음악을 사랑하거나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곡을 쓰는데 더할 나위 없는 그만의 방식을 알려주는 셈이다.의미를 전달하는 곡에서는, 장황하지 않고 함축적인 의미를 담긴 '한 마디' 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A와 B, 그리고 C 공식. 일상에서의 흔한 만남조차도 사색을 통해 다음 만남에서는 더 짧은 시간에 함축적인 단어와 표현을 이용해 짧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 많은 음악을 듣지 않는 상태, 즉 백지에서 창조한 위대함은 그만의 독창성을 가진다고 설명한다. 요즘의 음악계 트렌드를 콕 집어 이야기하는듯하다.현재 음악계의 트렌드를 그는, 노아의 방주와 비교한다. 어른들이라고 모두 알 수 없지만, 어른이기에 보이는 것들로 인해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현실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한다. 바늘구멍에 낙타가 통과하는 느낌이랄까? 학생들에게는 상처가 될까 봐. 무엇보다 작곡이 포함된 노래를 하라는 충고. Part 2에는 특히 작곡을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공감될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좋은 결과를 맺기 위해, 좋은 곳, 내가 가고 싶은 공간에 찾아간들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 좁은 공간에 있다고 해도 창작할 사람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과거와는 다르게 행복한 상황에서 곡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음악인으로서 간직해야 하는 순수함을 위해, 모든 상황을 우연으로 생각하는 그의 의도적인 노력은, 특히 성공에 대해 겸손함을 가지라고 일침 한다. 지금은 부활의 14집을 기다리고 있지만, 책을 쓴 당시에는 정규 앨범 12장을 발표했었다. 과거에도 대중들은 작품의 '줄거리 읽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공감되는 부분이다. 타이틀을 붙인 앨범의 '대표곡'들만 표면 위로 올라와 조명 받는 풍토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한다. 그도 그렇다. 정규 앨범에 12곡 이상씩 수록된 '꽉 찬' 앨범을 요즘에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이유도 현실을 반증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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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영화였지만, 이재한 감독님의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OST로 수록된 '별' 이란 곡에 대한 소름 끼치는 아이러니함도 소개된다. OST 앨범엔 가수 하동균 님의 이름으로 허밍으로만 녹음되어 경음악처럼 수록된 곡이다. '별'은 원래는 고 김재기 님이 녹음을 앞두었던 노래로 탄생되었고, 발매된 지 11년이 지난 후, 그룹 원티드의 고 서재호 님이 리메이크하려고 계획하였지만 그마저도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는데, 아마도 이 고인 두 분의 기일이 8월 11일로 같은 날짜라는 것을 아는 대중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젊은 음악인들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현재 시장에서 강요되어 정작 잊고 있는 중요한 것들에 대해 소개한다. 느낌과 손으로 만들어내는듯한 아날로그의 정성과 노력에 대한 중요성! 지루하지 않았다. 김태원 님의 둘째 아이와 배우자 이현주 님 이야기가 나온다. 아들이 세상에 맞추어주길 바랐던 그들의 욕심은 6집에서의 '변화'에 이 모든 내용들이 담겨있다. 다시 들어와야 할 노릇.기타리스트로써, 또 나아가 Rock 음악을 하는 뮤지션으로서 소외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이거 공감할 분들 많을 텐데, 은근히 Rock은 Jazz 밑에 있다는 사회적 배경을 미개함으로 표현한다. 예술은 인기 점수보다는 장르를 불문한 예술로서의 동등함을 가질 수 있는 것인데 말이다. 음악은 '하는 일' 이 아니라서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책을 발간한 2011년 당시에, 김태원 님이 뉴스 기사에 인터뷰가 실려있어 링크를 넣어본다.https://entertain.naver.com/read?oid=262&aid=0000004606
방송을 통해 그가 대중에게 주는 것보다는, 오히려 받아왔다는 김태원 님의 속 마음을 알 수 있다. TV에서의 대중의 관심과 사랑은, 관심을 소망하는 그에게 큰 선물로 표현된다. '나 이용당했어', 그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세상을 욕하기보다는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인다.겸허한 마음의 김태원 님은 남에게 늘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로 남길 원한다고... TV에 비친 그도 그랬지만, 일상에서의 스치는 만남에서도 상대방을 피곤해 하거나 싫은 기색을 할 수 없단다. 김태원, 본인은 모든 만남에서 상대방을 기억할는지는 몰라도, 상대방은 김태원과의 단 한 번의 만남을 평생 동안 간직할 기억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또, 삶에서의 지혜는 나이에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만남 자체부터 현재까지 많은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등장하는데, 87년도에 곡을 쓰기 위해 외딴섬에 들어가게 되어 만난 소녀가 13집 앨범에 많은 영감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소개된다. 시간이 지나고 당사자에게 온 편지에 의해 25년 만에 만남이 성사되어 또 다른 소중한 인연이 되었고, 과거에는 소녀에게 고백하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전했다. 그리고 가난했던 기타리스트, 표창훈에게 당시에는 결코 싸지 않은 기타를 아무 대가 없이 선물해 주었는데, 20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끊어졌던 그에게 사람을 선물 받았다는 이야기도 소개된다. 주인공은 바로 보컬 정동하 님이다.인생에서의 네 명의 여자를 소개하는 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몇 가지가 있다. '사랑할수록' 이 탄생하게 된 발달인, HS와 지금의 아내 이현주 님, 7집 '이상'의 준비과정에 얽힌 가정사와 딸 서현이. 순탄하지 않았던 인생을 엿볼 수 있다.
Part 3이 다루는 내용이 길다 보니 마지막 부분에는, 음악적 느낌으로 마무리하는 인상이 강하다. 예술적 느낌을 풍기는 제목과 함께 작은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예를 들면, 전 매니저, 부활의 전 보컬들, 락 음악을 하는 김도균, 신대철 님, 방송인 김구라 님, 루치아노 리 등... (책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그림은 루치아노님의 그림이라고 한다)개인적으로는 앨범을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되어 기쁘다. Q&A에서도 김태원 님의 많은 부분을 알 수 있다. 부활의 일기장 내용들도 등장한다. 팬들은 반가울 것이다. 팬이 아니어도 이 책을 접하게 되면 김태원의 팬이 충분히 될법하다. 마음의 휴식은 덤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