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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천우희, 염혜란, 라미란, 곽도원... 무명시절 봉준호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 ..카테고리 없음 2020. 7. 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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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생소한 배우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주연은 물론 단역들까지 세세히 캐스팅에 관여한 덕분에 영화 속 모든 배우들이 출중한 연기를 선보인다. 무명 시절 봉준호 영화에 출연해, 지금은 널리 이름을 알린 배우들의 활약상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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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화언덕 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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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윤 형사(김상경)는 수사가 좀처럼 풀리지 않자 비 오는 날 초소에서 만난 중학생들이 전해준 화장실 귀신 이야기까지 파헤치려다가 언덕에서 홀로 은둔하는 생존 피해자(요즘 같은 시대에도 봉준호는 피해자에게 '언덕 女'라는 이름을 붙였을까?)를 만난다. 독립영화계에서 주연을 맡던 서영화는 하루하루 꾹꾹 눌러담던 고통스러운 기억을 털어놓는 이의 창백한 얼굴과 나긋한 목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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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화의 필모그래피는 그 목소리만큼이나 차분하게 늘어났다. 단연 비중이 두드러지는 건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8)부터 홍상수의 작품에 출연하기 시작해 <옥희의 영화>(2010),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2020년 베를린영화제에서 공개될 최신작 <도망친 여자>(2019)까지 7편을 함께 했다.
염혜란소현 마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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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은 영화 속 형사들이 비 오는 날 함정수사 중에 만난 학생들 중 하나다. 태윤에게 우는 여자 울음 소리가 들린다는 화장실의 위치도 알려준다. 영화의 마지막 희생자로 마주해야 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소현이 나오는 장면이 하나 더 있다. 강두(송강호)와 용구(김뢰하), 태윤이 각자 사건현장에 와 있다가 변태 짓을 하는 누군가를 목격하고 그를 뒤쫓는 시퀀스다. 동네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던 태윤은 들이닥친 집에서 소현과 친구, 그리고 소현의 어머니가 부침개를 구워먹는 걸 본다. 염혜란은 소현의 어머니로 딱 20초 등장해 대사도 두 마디나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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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영화 <살인의 추억>(2003) 이후 <밀양>, <포화 속으로>(2010), <해무>(2014) 등에 출연했지만, 제대로 얼굴을 각인시킨 건 2017년 작 <아이 캔 스피크> 속 주인공 옥분(나문희)의 단짝친구 진주댁이었다. <도깨비>, <슬기로운 감빵생활>, <동백꽃 필 무렵> 등 큰 성공을 거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도 확 상승했다.
유승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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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은 영화배우 경력의 시작점을 <살인의 추억>으로 손꼽는다. 백광호(박노식)를 구타해서 범인이라는 자백을 받아낸 형사들은 현장검증 전 경찰서 건물에서 의기양양하게 사진을 찍는데, 이 신에서 포즈를 잡게 하는 기자를 연기했다. 교회 단체들의 행렬을 지나온 수사본부 반장(송재호)에게 건들대면서 변태 용의자에 대해 질문하고, 후반부 소현의 사체가 발견되는 현장에서는 허탈함에 빠진 반장에게 "이번 사건엔 무슨 특별한 수사 방향이라도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실제 기자들 사이에서 기자 특유의 제스쳐를 잘 살렸다는 평이 많았다고. 유승목은 <살인의 추억>의 다음 작품 <괴물>(2006)에서 남일(박해일)과 노숙자(윤제문)가 화염병을 만드는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를 연기했다. 반말로 계속 궁시렁대다가 '따따블'을 준다니까 잠시 조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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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에 이어 기획/제작을 맡은 <해무>에도 그를 캐스팅 한 봉준호 외에도 유승목을 편애하는 감독들이 있다. 같은 학부 출신인 이하 감독은 단편 <1호선>(2003)에 이어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2006), <집 나온 남자들>(2010)에 유그를 캐스팅 했다. 허진호는 <외출>(2005)과 <행복>(2007)에, 조성희는 <늑대소년>(2012)과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에 연달아 그의 얼굴을 빌렸다. 유승목이 폭넓게 존재감을 떨친 건 재난영화 <터널>(2016) 속 얄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 기자 역과 1987년 민주화항쟁을 그린 <1987>(2017)에서 박처장(김윤석)의 부하 노릇을 하던 유과장 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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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발동동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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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여의도 한강 둔치에 느닷없이 괴물이 나타난다. 삽시간에 아수라장. 사람들은 도망다니고 비명지르기에 여념이 없다. 라미란이 연기한 '발동동 아줌마'도 그들 중 하나다. 수많은 사람들이 숨어든 철새도래지 연구소 컨테이너박스 문이 눈 앞에서 닫혀버린 그녀는 되려 거기에 들어가지 못해 목숨을 건진다. 그제서야 곁에 아들이 없음을 깨닫고는 발을 동동 구르다가 박강두(송강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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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은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2005)에서 복역 시절 이금자(이영애)가 마녀(고수희)로부터 구해주는 오수희 역으로 영화계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미쓰 홍당무>(2008), <댄싱퀸>(2012), <스파이>(2013), <국제시장>(2015) 등 부지런히 장르와 규모를 가리지 않는 작품들에 출연하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인지도를 확실히 넓혔다. 최근 1년 사이 배우 크레딧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걸캅스>(2019)와 <정직한 후보>(2020)가 쏠쏠한 성적을 거두면서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여성 주연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고창석격리공간 조무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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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부터 하나 하자면, <괴물>(2006)에서 고창석을 발견하는 데에 애를 먹었다. 절대 흔한 외모가 아닌데도 '격리공간 조무사 1'이라 할 만한 사람 중에 고창석 같은 사람이 보이질 않았다. 후반부 강두가 이따만한 주사 바늘을 놓으려던 간호사(고수희)를 인질로 잡고 격리공간 사람들을 협박할 때, 그는 저 앞에 대고 "뚱땡이! 너 빨리 안 엎드려?" 외친다. 그러자 맨 앞에 있던 조무사가 재빨리 몸을 웅크린다. 바로 그가 고창석이었다. 새하얀 옷을 입고 마스크까지 써서 도통 못 알아봤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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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석도 활동 초기 <친절한 금자씨>에 출연했다. 부부강도단으로 감옥에 들어온 우소영(김부선)의 남편 역으로, 남파간첩 고선숙(故김진구)이 건네준 <법구경>에 그려진 총기 설계도를 가지고 예쁜 총을 만들어준다. 단역을 주로 맡던 시기엔 험상궂은 깡패로 많이 나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토실토실한 외모는 고창석에게 귀여운 이미지를 더 크게 안겨줬다. <헬로우 고스트>(2010),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7) 등에서 보여준 사랑스럽고 믿음직한 캐릭터는 고창석이 아니라면 상상하기 힘든 인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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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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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맨하탄'에서 친구 진태(진구)를 기다리다가 뻗어 있던 도준(원빈)은 일어나서 재수생인 사장의 딸 미나를 만난다. 미나는 '마더'(김혜자)와 함께 영화 속에서 도준을 업신여기지 않는 몇 안되는 인물이다. 도준은 짧은 치마를 입은 미나를 보고 "발정난 똥개"마냥 찝적대고, 미나도 그걸 불쾌한 기색 없이 받아준다. 미나의 존재가 더 크게 작용하는 건 마더 쪽이다. 마더는 건달 같은 진태가 범인일 거라고 의심하고 그의 집을 뒤지다가 진태와 그의 여자친구인 미나가 섹스를 나누는 걸 목격하게 된다. <마더>(2009)의 결정적인 화두인 억눌린 성적 욕망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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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으로 참여한 <신부 수업>(2004)과 <허브>(2007)에서 모두 '깻잎 머리' 고등학생 무리 중 하나로 나왔던 천우희는 세 번째 영화 <마더>(2009)로 얼마간 얼굴을 알렸다. 이목을 확실히 끈 건 <마더> 2년 뒤 개봉한 <써니>(2011)를 통해서였다. 본드 흡입 때문에 써니 패밀리와 멀어져 그 주변에서 나미(심은경)를 비롯한 애들을 괴롭히다가 극심한 탈선에 빠지는 상미 역을 소화했다. 2014년 <한공주>에서 처절한 과거를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 공주를 연기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해어화>(2015), <곡성>(2016), <우상>(2019) 등 폭넓은 캐릭터 스펙트럼을 선보이면서 30대 여성 배우 중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송새벽세팍타크로 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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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80년대를 벗어났기 때문일까, <마더>의 형사들은 구타가혹 행위를 일삼던 <살인의 추억>의 형사들에 비하면 훨씬 인도적으로 보인다. 송새벽의 '세팍타크로 형사'만 예외다. 느릿느릿 종잡을 수 없는 템포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던 그는 도준을 심문하기 전 먼저 취조실로 와 바지를 벗으라 하고는 별안간 세팍타크로를 아냐며, 비인기종목이라고 무시하냐며, 사과를 들고 "물어! 니가 와서 물어!" 내뱉는다. 털끝 하나 건들지 않아도 도준을 겁먹게 하는 폭력성이 순식간에 '쎄함'을 퍼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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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연극계에서만 활동하는 배우들을 발견하고 제 영화에 출연시키는 촉을 발휘해온 봉준호는 연극 <해무>를 보던 중 송새벽을 보고 곧장 그를 <마더>에 캐스팅 했다. <마더>가 개봉한 이듬해인 2010년 송새벽이 출연한 영화가 <방자전>, <시라노; 연애조작단>, <부당거래> 등 무려 5편이나 개봉했다는 점은 그가 세팍타크로 형사로 남긴 인상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특히 <방자전> 속 변학도는 송새벽의 특이한 말투와 어수룩한 태도가 맞물려 다른 주요 캐릭터들을 모두 압도해버렸다. 변학도의 이미지가 너무 셌던 탓인지 그 이후엔 주로 그저그런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면서 주목도를 잃었다.
곽도원숯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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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맨의 작명은 단순하다. 숯불을 들고 있는 남자라서. 죽은 문아정의 유일한 친구(이미도)는 상태가 좋지 않은 남자 애들 둘한테 끌려가 후미진 골목에서 구타 당한다. 어떡해야 하나 멀찌감치서 지켜보던 '마더'는 고깃집 뒷문으로 숯불을 들고 나오는 남자를 보고 소주병을 깨서 그 광경을 보게 만든다.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천천히 걸어 오기만 하는데도 다행히 아정의 친구는 몸을 피하고 남고생 둘도 줄행랑을 친다. 숯불남도 아니고 숯불맨인 것 보아, 나름 위험에 빠진 여학생을 구해줬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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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의 숯불맨이 곽도원의 얼굴을 각인시키기에는 비중이나 임팩트가 너무 작았다. 한동안 이런저런 영화에서 작은 역을 맡던 곽도원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각축전 같은 영화들 속에서 비로소 제 존재를 제대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황해>(2010)와 <범죄와의 전쟁>(2011)가 그 예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고압적이고 폭력적인 검사를 능히 소화한 그는 <변호인>(2013), <아수라>(2016)에서도 검사 역을 맡으면서 엄연한 주연급 배우로 올라섰다. <변호인>과 <강철비>(2017), 자기가 만든 영화에 곽도원을 기용했던 양우석 감독은 올해 중에 공개될 <정상회담>에 다시 한번 그를 캐스팅 했다.
이정은화장터 안경 쓴 아정 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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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는 "크게 봐서 저도 한 동네 사람으로서 명복을 빌러" 자기 아들이 죽였다는 의혹을 받는 아정의 장례식에 찾아온다. 그를 처음 발견하는 건 아연실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안경 쓴' 아정의 친척이다. 마더가 계속 얼토당토 않는 소리를 하다가 "세상 사람들은 몰라도 여러분은 헷갈려선 안돼. 내 아들은 아냐!"라고 말하는 걸 듣자 기가 막히다는 듯 실소를 터트리더니만 냅다 멱살을 잡고 욕설을 내뱉는다. 첫 영화 <와니와 준하>(2001) 이후 카메라 울렁증을 겪고 영화엔 오랫동안 출연하지 않던 이정은은 안경 친척을 연기한 이후 차차 영화 작업을 늘려갔고, 봉준호 감독은 <옥자>에서 '슈퍼 돼지' 옥자의 목소리와 더불어, 옥자를 쫓기 위한 난장판이 벌어지는 회현지하상가에서 격한 비명을 질러대는 휠체어 탄 여자 역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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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은 <마더>가 개봉하고 10년 후 <기생충>의 주요 캐릭터인 문광을 연기해 절반을 기점으로 완전히 뒤집혀 파국으로 몰아치는 영화의 정체성을 가능케 했다. <마더>와 <옥자>를 거쳐 <기생충>에 이르는 사이, 이정은은 <변호인>, <검사외전>(2015), <곡성>(2016), <택시운전사>(2017) 등 사투리가 강한 중년 여성을 주로 연기하면서 작은 역할임에도 확연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2019)에서 보여준 술취한 방파제 아줌마는 보기만 해도 술 냄새가 풍겨오는 듯한 명연이었다. 스크린뿐만 아니라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미스터 션샤인>, <눈이 부시게>, <동백꽃 필 무렵>에서도 맹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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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호미란도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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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를 두고 강원도 산골소녀 미자(안서현)와 미국에서 건너온 동물보호단체는 미국의 거대기업 '미란도' 직원들과 맞선다. 옥자는 미자가 자신을 실은 트럭에 붙어 있자 격렬히 몸부림 치고 미란도 직원들은 좁은 공간에서 옴짝달싹도 못하는데, 동물보호단체 멤버들까지 트럭을 덮쳐 완전히 코너에 몰린다. 4명의 직원 중 하나가 윤경호였다. 이렇다 할 풀샷도 없고, 정신사나운 상황에 브라스가 빵빵 울리는 음악까지 겹쳐져 대사도 들리지 않는다. 윤경호의 얼굴이 확실히 보이는 건 3분 뒤 옥자가 다이소를 덮치고 지하상가에서의 추격전이 끝나고 나서다. 뒤늦게 도착한 미란도 직원들은 옥자를 향해 석궁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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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작 <스카우트>로 영화를 시작한 윤경호는 10년이 넘는 무명기를 지났다. 그동안 깡패, 노비, 형사 등 그의 큰 덩치에 걸맞는 인물들을 거쳐오다가, 저마다 특징이 뚜렷한 캐릭터와 멀티캐스팅이 돋보이는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동성애자임을 숨기는 영배를 연기해 크게 주목받았다. 지난 2달 사이 개봉한 <시동>과 <정직한 후보>에서 꽤 큰 역할을 맡았고 영화도 준수한 성적을 기록해 앞으로 그의 커리어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최희서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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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는 산골소녀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 고개를 들지 않아도 산 능선이 훤히 보이는 곳에 살고 있다. 자동차가 닿을 리 없는 이 곳에 오기 위해선 죽을둥살둥 제 몸을 옮기는 수밖에. 미자가 TV에서나 보던 방송인 조니 콜윅스(제이크 질렌할)과 일행들도 땀으로 샤워를 한 듯한 행색으로 미자와 옥자의 보금자리에 도착한다. 최희서는 그 일행 중 통역사를 연기했다. 집에 도착해 숨통이 끊어질 것처럼 힘들어 하다가도 통역이 필요하면 영어와 한국말을 번갈아 구사한다. 학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미국에서도 학교를 다닌 만큼 발음도 상당히 유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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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서 역시 무명으로서 오랜 시간을 거쳤다. <킹콩을 들다>(2009)로 데뷔해 영화, TV드라마, 연극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했지만 널리 이름을 알리진 못했다. 하지만 <옥자>와 하루 차이로 개봉한 <박열>(2017)에서 후미코 역을 맡아 진짜 일본 사람이 아니냐는 평을 얻을 정도로 사실적인 연기를 선보여 주인공 박열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안겼다. 최희서는 <박열>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전작 <동주>에서 일본인을 연기한 바 있다. 2017년~18년 시즌 영화상의 신인여우상은 최희서가 모조리 휩쓸었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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